20일 기자간담회 개최

▲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의회신문】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20일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전업주의에서 겸업주의로, 포지티브(Positive)에서 네거티브(Negative) 규제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 개별 금융회사의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근본적 원인은 우리 금융을 옥죄고 있는 과도한 규제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차원에서 현재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신탁업 개편방안에 불특정금전신탁이나 수탁재산 집합운용을 포함해야 한다"며 "신탁업무는 금융 내의 특정업권에 제한돼 있는 것이 아니고 은행·증권·보험업권이 공유하는 업무로 특정업권의 이해로부터 자유로운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 회장은 "대형 IB에 종합투자계좌(IMA) 상품이 허용된 가운데 은행에만 불특정금전신탁을 금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지금 우리나라 금융은 서로 다른 운동장에서 뛰게 돼 있는데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면 모두가 한 운동장에 모이는 겸업주의 쪽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하 회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은행들이 계좌유지 수수료를 신설하고 있는데.

"최근 계좌유지수수료와 창구거래수수료 도입 얘기가 있다. 은행권의 수수료 도입 문제는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목적보다는 서비스 차별화라는 관점에서 봐줬으면 좋겠다. 외국 투자자, 시장 등에서 한결같이 지적하는 게 우리나라 은행들은 상품, 수수료 등이 모두 똑같다는 것이다. 수수료 부과 전략은 은행마다 다양하게 선보이는 게 맞다고 본다.

만약 은행들이 정상 수준의 수수료 수익을 얻지 못하면 그 피해는 결국 금융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은행들이 원가 이하의 수수료를 받다가 결국 기계 수를 줄였다. 소비자들을 위해서라도 정당한 보상은 이뤄져야 한다."

-신탁업에 불특정금전신탁, 수탁재산 집합운용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2013년 전에는 은행만 신탁업을 할 수 있었다. 최근 대형IB의 업무를 보면 과거 은행의 불특정신탁과 차이가 없다. 이번 재검토에서 은행이 포함되는게 맞다고 본다. 대형IB에서 동일한 상품이 허용됐는데 이를 은행에서 금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금융투자업권에서 은행은 지점 숫자도 많고 영업력이 높아 같이 사업을 영위하기 곤란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증권사는 지난 5년간 지점망을 1900개에서 35% 감축했다. 인원도 20%가량 줄였다.

그 결과 증권사는 은행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더 열악해졌다. 자신들의 효율성을 위해 구조조정을 한 것을 이제와서 정책당국에 책임지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 이건 고객 서비스 향상 차원에서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은행의 수익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객관적인 자료를 보고 비교해야 한다. 2015년도는 증권업계의 수익이 가장 좋고 은행은 안 좋을 때였다. 2016년 3분기까지의 자본수익률(ROE)을 보면 일반은행이 6.3%, 증권은 5.2%, 생명보험사는 6.6%다. 평균치로 봐도 은행권, 보험권이 비슷하고 증권이 좀 낮은 편이다. 타 업권에 대해 수익성이 낮다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익경비율(CI·2015년 기준) 또한 은행이 57%로 매우 나쁘다는 지적이 있는데 증권은 66%다. 이런 수치를 참고로 봐야 한다. 단 그렇다고 해서 현재 은행의 비용효율성이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 결국 전업주의 형태로 가야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은행권과의 경쟁을 두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 금융은 전업주의다. 은행, 증권, 보험 등이 각각 서로 다른 운동장에서 뛰라는 것이다. 이건 운동장이 기울어진게 아니고 전업주의의 기본적인 방향 때문이다. 타 업권에서 지급결제 제한 등을 두고 운동장이 기울어졌다고 하는데 이건 농구해야 할 사람들이 축구를 하면서 손과 발을 모두 쓰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논란을 없애는 최선의 방법은 여러 업권이 한 운동장으로 모이는 겸업주의로 가는 것이다. 그래야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를 주장했는데 안전장치는 있나.

"은행산업 전체에 대한 은산분리를 논의하게 되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조만간 출범한다. 빠른 해결책을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우선적으로 은산분리를 하자는 것이다. 사금고에 대한 우려는 대주주와의 이해관계가 있는, 신용공여를 금지시키거나 제한을 두면 된다고 생각한다. 또 대주주자격요건에 대해 철저히 명시를 하면 된다. 여러가지 안전장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은행들의 고배당 논란이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배당 성향을 보면 우리 은행들은 높은 편이 아니다. 여타 업권보다 은행권의 배당이 유독 높지도 않다. 차라리 우리나라 국채를 사는 것부터 금지해야 한다. 주식이라는 자본시장에 참여해서 국채 이자 수준보다 조금 높게 또는 낮게 받는 것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은 맞지 않다. 감독당국이 당연히 권한을 갖고 있고, 행사해야 한다. 단 확실한 기준을 갖고 가이드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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