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10일 '촛불혁명의 날' 제정…금남로서 촛불 들기로

11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첫 광주촛불집회가 열렸다.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황교안 권한대행, 우병우 전 민정수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수갑을 차고 하옥되고 있다.

【의회신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다음 날인 11일 광주시민들이 촛불 승리를 자축했다.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파면 축하 19차 광주시국 촛불대회'를 열었다.

 '99%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 이제 시작입니다'를 주제로 열린 촛불대회는 축하 메시지, 현장 인터뷰, 세월호 소등 행사, 박근혜와 부역자 하옥 퍼포먼스, 촛불승리 기념 폭죽, 공동대표단 감사 인사,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시민 5만여 명(주최 측 추산)은 촛불을 들고 탄핵 소추안 인용을 이끈 기쁨을 누렸다.

 미리 준비한 떡, 붕어빵, 꽈배기, 호박죽 등을 나누며 축배의 잔을 들었다. 헌법재판관들에게 "정의를 바로 세워 고맙다"는 내용 등의 카드도 보냈다.

 헌정 사상 첫 번째 대통령 파면에 기여했다며 서로를 격려했고 광주 경찰과 소방, 청소 노동자, 무대 제공 업체 등에게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7세 어린이부터 6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은 현장 인터뷰에서 대통령 파면 소식을 듣고 "감격스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주월중 3학년 이석빈(16)군은 "전날 파면 소식을 듣고 교무실에 찾아가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안겼다"며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자"고 말했다.

 19차례 집회에 모두 참여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진실과 정의의 편에 서서 거짓과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학생들을 보고 희망을 느꼈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 파면을 계기로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민중연합당·노동당 광주시당은 "파면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촛불을 삶과 일터로 확산시키고, 사회 각 분야의 적폐를 청산할 때까지 함께하자"고 요구했다.

 운동본부 공동대표단은 무대에 올라 촛불을 밝혀준 시민들에게 큰절한 뒤 "권력의 단물을 빨며 국민을 폭압으로 옥죄었던 부역자들을 처벌하고, 사회 대개혁 과제들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매년 3월10일(탄핵 선고일)을 '촛불 혁명의 날'로 제정하고,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기로 뜻을 모았다.

 한편 지난해 11월부터 이날까지 열린 총 19차례 광주 촛불집회에는 54만2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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