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핵폐기물 반감기 300년 주장 사실 아냐, 전문기관들 10만년 이상 소요

원자력학계 정보왜곡이 시민여론을 호도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경희대학교 정모 교수는 TV조선에서 “사용후핵연료(고준위핵폐기물)가 사람들에게 잘못 알려진 것들이 있다”며 “10만년 정도가 아니라 300년 정도 보관하면 천연우라늄 수준이 되고 손으로 만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방송이 나간 후 관련 시민사회에서는 사실 확인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정모 교수 인터뷰와 관련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등 국책연구기관 및 안전규제기관의 설명은 달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 민중당)이 해당기관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준위핵폐기물 반감기는 300년이 아닌 최소 10만년에서 30만년에 달한다.

KINS는 “장수명 초우라늄원소와 I-129, Tc-99 같은 핵종에 따른 영향으로 사용후핵연료 독성이 천연우라늄 수준으로 감소하는 데까지 대략 30만년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KAERI도 “사용후핵연료 내 핵물질은 고방사성 물질로 방사성독성이 매우 크다”며 “초우라늄원소와 같은 몇몇 원소들은 반감기가 매우 길기 때문에 자연 상태 우라늄 원광 수준으로 감소하려면 10만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정모 교수 300년 발언과 관련해서도 KINS는 “장수명(고독성) 핵종들을 별도의 방법으로 분리/제거할 경우, 사용후핵연료 독성이 천연우라늄 수준으로 감소까지 대략 300년이 소요”되지만, 이 경우에도 분리, 제거 과정에서 발생되는 별도 방사성폐기물은 여전히 10만년 이상이 소요된다.

KAERI도 “초우라늄 원소들을 분리해 안정한 원소로 변환함으로써 독성 저감 기간을 300년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방안도 제안 된다”면서도 현재까지 국내 기술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KAERI는 “초우라늄원소 중 하나인 플루토늄의 경우 프랑스가 상용화까지 갔지만 국내에선 아직 그 단계는 아니며, 넵티늄과 큐륨 등은 아직 기술연구 단계”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이른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들로 작년 과방위에서 파이로프로세싱 및 소듐고속로(SFR)가 논란이 돼 관련 예산들이 수시배정으로 지정된 바 있다. 선진국들에서도 재처리는 경제성과 안정성 등 문제로 상용화까진 어려운 상황이다.

김종훈 의원은 “에너지전환정책이 추진되는 가운데 원자력업계 및 학계, 소수 친원전매체들의 왜곡된 정보가 난무한다”며 “탈핵정책으로 전기요금이 폭등할 것이라는 보도 등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고준위핵폐기물 반감기 보도와 관련해서도 “분리, 제거기술 상용화가 어렵고, 설령 상용화 돼도 별도 장수명 고독성 핵종 폐기물이 남는다”며 “이런 사실을 배제한 채 인체에 무해하다는 식의 발언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 정부연구기관들이 해당 사실들을 모니터링 해 팩트체크 하고, 방송심의위원회 등도 해당 보도와 관련해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별첨_ KINS 및 KAERI 자료 1.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제출자료>

자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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