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논평, 밀양 송전탑 삭제될 수 없는 기억해야 할 현재
녹색당 논평, 밀양 송전탑 삭제될 수 없는 기억해야 할 현재
  • 이익준 기자
  • 승인 2019.06.12 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

지난 2018년 3월 국가기록원은, 한전이 밀양송전탑 문제로 발생한 갈등해소 논의과정에서 작성된 회의록을 폐기한 사실을 확인하고, 공공기록물로 보관하라는 시정 요청을 했다.

국가가 폭력적으로 추진한 발전소 및 송전철탑 건설 과정의 갈등 논의 기록마저 한전이 훼손해버린 것이다. 게다가 한전은 국가기록원의 시정조치 요청에 불복해 시정조치 요청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진행했지만, 지난 6월 10일 법원은 한전에 패소결정을 내렸다. 자신들이 자행한 폭력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겠다는 한전의 뻔뻔함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을 뿐이다.

한전이 애써 지우려고 하지만 삭제될 수 없고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5년 전 오늘, 2014년 6월 11일은 밀양 송전탑 행정대집행이 자행된 날이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아무도 기록하지 않았던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654쪽의 방대한 백서로 기록했다. 2015년 12월에 발간된 이 백서에는 지난 10년간 국가폭력의 사실과 그에 맞서 싸운 주민들의 용기가 담겨 있다.

행정대집행 당일인 6월 11일, 101번, 115번, 127번, 129번으로 불린 밀양 송전철탑 건설부지 4곳을 지키려 100명도 되지 않는 고령의 주민들이 밤을 지새웠다.

자신의 삶터와 땅을 지키겠다는 주민들과 연대자들은 쇠사슬을 목에 걸고, 알몸으로 저항했다.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 2000명, 밀양시청 공무원 200여명 이상이 투입되었다.

경찰은 강제로 주민과 연대자들을 끌어내고, 주민들의 목에 걸린 쇠사슬을 절단기로 무리하게 절단했다. 밀양의 주민들은 그곳을 빼앗겼고, 밀양 시내 5개 마을에는 765kV 송전탑 69기가 건설되었다.

평생 땅을 일군 주민들의 삶, 재산, 마을공동체는 국가폭력에 의해 아직 회복되지 못했는데, 경찰은 집회 관리의 공로로 73명이 표창을 받고, 10명의 특별승진도 있었다.

당시 행정대집행의 책임자인 이철성 경찰청장(당시 경남경찰청장)과 김수환 서울지방경찰청 경무부 경무과장(당시 밀양서장)은 폭력적인 밀양 송전탑 행정대집행에 대해 아직까지 어떠한 사과와 반성도 없다.

지난해 1월, 청와대는 경찰조직의 적폐청산과 국가폭력을 규명하고자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농성 등 5건을 우선적으로 진상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밀양 송전탑 행정대집행이 있었던 5년이 되는 오늘까지도 그 결과발표가 되지 않았다.

마을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논 위에 박힌 거대한 밀양 송전철탑은 부산에 위치한 신고리 3·4호기의 전기를 송전하겠다는 계획으로 무리하게 추진되었다.

전력량이 부족하지 않은데도 핵발전소는 밀양주민들의 눈물과 고통위에 계속 지어졌다. 신고리 4호기 핵발전소의 안전을 조건부로 승인한 것인 올해 2월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했던 전원개발촉진법(電源開發促進法)은 1978년 유신정권 말기에 제정된 악법으로 발전소, 송전탑 건설 등을 위해 19개 법령에서 다루는 도로법, 하천법, 수도법, 농지법 등의 인·허가 사항을 모두 통과시키는 국가주도적 폭력을 허용하고 있다.

이 법에 의해 추진된 밀양 송전철탑 건설은 그 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뜻을 묵살시켰다.

밀양 주민들이 겪은 고통은 너무나 크고 오래되었다. 기록을 없애려는 한전,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는 현재 악법과 경찰, 모두 비겁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6월 11일은 밀양 주민들의 고통에 사죄하고, 국가가 주도적으로 자행한 폭력을 멈춰야 하는 날이다. 녹색당은 밀양 주민들의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위해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전력생산과 국가발전을 핑계로 국가폭력을 용인하고 있는 전원개발촉진법 폐지를 위해 앞장 설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