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계 "친문세력에 당 팔아넘기자는 건가

민생당 내 계파 간 범진보 비례대표 연합정당(비례연합정당) 참여 갈등이 18일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의결하자 일부 당직자들의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3.18.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의결하자 일부 당직자들의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3.18.

민주평화당계와 대안신당계는 '탄핵 세력'의 부활을 막기 위해 비례연합정당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바른미래당계는 "친문세력에 당을 팔아넘기자는 거냐"며 맞서고 있다.

바른미래당계 김정화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친(親)조국'이 주도하는 시민을위하여와 함께한다고 한다. 이런 성향의 연합정당과 함께하자는 분들은 친문세력에 당을 팔아넘기자는 건지 묻고 싶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거대 양당의 위헌과 위법에 동참하자는 주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민을 우습게 알며 당을 불법의 절벽으로 몰고 가려는 분들은 이제 그만 결기 있게 민생당을 나가달라"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를 최고위에서 다루지 않겠다는 방침도 거듭 확인했다.

바른미래당 출신의 이인희 최고위원도 "박지원은 당 분열시키면서까지 민주당에 당을 팔아넘기는 정치공작 멈추고 정계 은퇴하라"고 겨냥했다. 이어 "비례연합정당 운운하는 분들 추해보인다"며 "그럴거면 민생당에서 나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맞서 대안신당계 장정숙 원내대표는 "보수 세력이 민의 왜곡을 통해 1당으로 올라서는 불행한 사태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며 "비상조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범진보 정당의 비례연합정당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계 박주현 공동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선거제 개혁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라며 "지금 상황은 비대위 구성으로 돌파해야 한다. 모든 지도부가 권한 내려놓고 비대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를 최고위에서 의결하자는 요구를 김 공동대표가 거듭 묵살한 데 따른 요구였다.

그러자 민주평화당계와 대안신당계가 또다시 최고위를 소집했다. 박 공동대표는 김 공동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이 최고위에서 "어제 의총에서 요구한 대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것으로 의결하겠다"고 했다.

장 원내대표는 "오는 (앞서) 제11차 최고위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심의·의결할 것을 요청했음에도, 분명히 이건 최고위 의결 사안이다"라며 "최고위는 당헌 37조에 의하면 의총에서 요구한 사안을 심의·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공동대표는 비례연합정당 참여 의결에 효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헌에 당 대표가 회의 소집하게 돼 있고 (공동대표는) 소집권이 다 있다"며 "오늘 오전 11시 (추가) 최고위 통보했고, 거기에 (김 공동대표가) 나오지 않아 최고위에 참여한 유일한 당대표로서 의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생당은 당헌 부칙에 당대표의 권한을 3인 공동대표가 합의해 행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두 번째 최고위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 건이 의결된 것을 놓고 계파 간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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