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09차 본회의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09차 본회의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착수하자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해임 건의안 가결 처리 후 서면 브리핑을 내어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에 이른 무능한 외교를 앞으로도 고수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박진 장관 해임 건의안을 수용하고 대통령실 외교라인 역시 즉각 쇄신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변인은 "외교부가 23억원 넘는 세금을 들여 미국 로비업체를 고용해놓고, 정작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미 의회의 동향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의 무능으로 국민 혈세는 공중에 날려버렸고, 연간 10만대에 이르는 전기차 수출길이 막힐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박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 로텐더홀에 '김진표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반민주 반회의 국정발목잡기를 중단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로텐더홀 입구에서 '민생외면 정쟁유도 민주당은 각성하라', '협치파괴 의회폭거', '반민주 반의회 국회의장은 사퇴하라', '해임건의안 즉각철회하라' 등 손 팻말을 듣고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맞이했다.

박대출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혼밥 할 때는 (안 하고) 우리 기자들 그때(문 전 대통령 중국 순방 중) 얻어터질 때 하지. 장관도 짜르고"라고 비꼬았다. 이채익 의원과 윤주경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반성하세요. 검찰에 출석하라'고 고함을 쳤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반발에 여유있는 반응을 보였으며 정청래 의원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다가가 "해봤자 소용도 없지 않느냐. 대통령 사과 하라고 하세요"라고 웃으며 말을 건네기도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개의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민주당이 힘의 논리로 의사일정을 변경해 국회법을 악용해 협치를 파괴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9일 해임 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 "외교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쟁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외교는 국익을 지키는 마지노선"이라며 "엄중한 국제정세의 현실 속에서 지금 우리 외교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을 위한 국익 외교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국무위원 외교부 장관 박진 해임건의안'을 총투표수 170표 중 찬성 168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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