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신문 / 의회일보】대구에서 청도까지 25번 국도를 따라 가는 길. 국도여행이란 이름 아래 길을 나섰지만 특별한 무엇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도로라는 한정된 공간과 대구라는 도시의 이름에서 기대할 바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을 나서고 대구에 도착하니 사람의 선입견이 참으로 무섭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처 알지 못했던 멋진 여행지가 보석처럼 숨어 있음을 몰랐던 것이다.

대구라고 하면 으레 ‘섬유산업도시’란 생각을 한다. 그런 까닭에 대구로 여행을 간다는 일은 상상 하기 힘들다. 하지만 대구는 산업도시라는 이름에 가려져 있었을 뿐 그 베일 너머에 다른 멋진 세상을 간직하고 있다.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 시내로 들어가면 근사한 수목원을 만난다. 수목원이 도심 속 휴양지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대구수목원은 조금 특별하다. 쓰레기 매립장 위에 만들어진 전국 최초의 도시형 수목원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개원해 아직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장소이기도 하다. 분재원, 선인장 온실 등 21개소의 다양한 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6만 그루의 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13만 포기의 화초가 꽃을 피운다. 각각의 테마를 지닌 소원만 21개나 되니 시간만 넉넉하면 하루 종일 꽃과 나무 속에서 보낼 수 있다.

화원으로 이어지는 길가에는 야생화가 작지만 끈끈한 생명력을 지닌 앙증맞은 꽃망울을 피워 유혹한다. 제일 안쪽에 위치한 생태 천이 관찰원은 대구수목원이 자랑하는 비장의 카드다. 쓰레기를 매립하고 흙을 덮으면서 일부를 그대로 방치해 자연 스스로 복원하는 ‘천이’ 과정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는 생태 천이 관찰원은 훼손된 자연이 복원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산 교육장이다. 7만여 평의 수목원을 관람하는 데 소용되는 시간은 대략 4시간 정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약간의 시간투자를 통해 대구 100년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근대문화 골목길 투어에 나서는 것도 좋다. 건물의 벽돌 하나, 길 모퉁이의 돌멩이 하나에 근대역사, 문화자원이 집약되어 있다.

여행의 시작점인 동산선교사 주택은 2층 벽돌집 세 채가 남아 있는데, 동산병병원이 개원 100주년을 맞아 1999년에 박물관으로 개관해 각각 선교박물관, 의료박물관, 교육역사박물관으로 꾸몄다. 이들 박물관에서는 근대 의료, 선교, 교육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들을 전시한다.

선교사주택에서 계산오거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대구 3.1운동길,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 유명한 계산성당,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인 이상화 고택과 대구 출신 자산가로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발의한 서상돈 고택 등 고층 아파트 사이에 꼿꼿하게 자리를 지키고 근대문화유산을 돌아볼 수 있다.

근대문화 골목길 투어는 문화유산해설사의 설명을 곁들이면 한층 더 풍성해 진다. 해설은 매주 둘째, 넷째 토요일과 셋째 목요일 10:00~12:00에 진행하며, 문의 및 신청은 중구청 홈페이지로 하면 된다.

대구의 근대문화 골목길 투어를 마치고 25번 국도를 따라 청도로 가는 길에 새로운 근대역사가 담긴 현장을 만나게 된다. ‘와인터널’. 와인과 터널이라니 이름이 낭만스럽다. 단순한 와인저장창고인 줄만 알았는데, 1896년 일제에 의해 착공돼 1904년에 완공한 구 남성현 철도터널이라고 한다. 터널 길이가 1km가 넘고 폭은 4.5m, 높이는 5.3m에 달한다. 1905년부터 경부선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철로였으나 경사가 급하고 운행거리가 멀어서 1937년 지금의 남성현 상행선 터널이 개통되면서 사용이 중지됐다.

오랫동안 폐허로 남아 있던 철도터널이 멋진 와인창고이자 시음공간으로 변신한 것은 2006년 2월 청도와인에서 인수하면서부터이다. 건설한지 11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내부 상태는 잘 보존되어 있다.

터널 안 분위기는 생각보다 밝고 은은하다. 연인들에게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기온도 연중 15~16℃로 선선해서 상쾌함이 감돈다. 벽면 가득 채워진 와인병이 이채로우면서도 훌륭한 장식품 역할을 한다. 와인저장 창고라지만 공간 자체는 로맨틱하다. 터널 한 구간에는 시음을 할 수 있는 카페도 마련되어 저렴한 가격에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와인카페에 앉아 한 잔의 와인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호사를 누려도 좋다.

와인터널에서 청도읍으로 내려가는 길에 적천사 이정표를 보고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신라 문무왕 4년(664) 원효가 창건했다는 적천사에 들르게 된다. 절 앞에 수령 800년인 우람한 은행나무가 인상적이며, 절 안에는 대웅전 앞에 괘불을 거는 지주가 원형을 유지한 채 남아 있다.

<당일여행코스>
대구수목원→동산선교사주택→3.1만세운동길→계산성당→이상화고택→서상돈고택→제일교회→염매시장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동산선교사주택→3.1만세운동길→계산성당→이상화고택→서상돈고택→제일교회→약령시장
둘째날
대구수목원→와인터널→프로방스→적천사


<여행정보>
-관련 웹사이트
대구광역시청 문화관광 tour.daegu.go.kr
대구 중구청 gu.jung.daegu.kr/culture2/place/tour_apply.html  
청도군청 문화관광 tour.cheongdo.go.kr    
대구수목원 관리사무소 www.daegu.go.kr/Forestry  
계산성당 www.tgkyesan.com
이상화고택(이상화기념사업회 홈페이지) www.sanghwa.or.k  
제일교회 www.firstch.org  
와인터널 www.gamwine.com  

-문의전화
대구광역시청 관광문화재과 053)803-6512
대구광역시 중구청 문화관광과 053)661-2191
대구수목원 관리사무소 053)640-4112
계산성당 053)254-2300
이상화고택(이상화기념사업회) 053)256-3762
제일교회 053)253-2615~2617
와인터널 054)371-1904
적천사 054)373-0307

-대중교통
버스
동서울시외버스터미널-서대구고속버스터미널 약 3시간 50분 소요. 40분 간격
강남고속버스터미널-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 약 3시간 40분 소요. 20분 간격
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남부시회버스터미널에서 청도행 시외버스 이용. 와인터널 앞 하차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동대구IC→동산선교사주택 외→대구수목원→25 국도(청도 방향)→와인터널→적천사

-숙박정보
호텔인터불고 : 대구시 수성구 만촌1동, 053)602-7114
그랜드호텔 : 대구시 수성구 범어1동, 053)742-0001
엘디스리젠트호텔 : 대구시 중구 동산동, 053)253-7711
레드캐슬모텔 : 대구시 동구 효목1동, 053)958-4111
엘로우모텔 : 대구시 중구 삼덕2가, 053)428-0052
멜로우모텔 : 대구시 중구 삼덕2가, 053)428-7701

-식당정보
교동따로식당 : 대구시 중구 전도, 따로국밥, 053)254-8923
국일따로국밥 : 대구시 중구 전동, 따로국밥, 053)253-7623
대덕식당 : 대구시 남구 대명9동, 선짓국밥, 053)623-0613
벙글벙글찜갈비 : 대구시 중구 동인동, 매운갈비찜, 053)424-6881
오경찜닭 : 청도군 청도읍 고수리, 옹치기, 054)371-5162
니가쏘다쩨 : 청도군 이서면 양원리, 해물짬뽕, 피자 등 054)373-9889

-축제 및 행사정보
팔공산 산중전통장터 : 2011년 9월1일~5일 053)803-3883
옻골문화축제 : 2011년 9월24~25일 053)313-0666
대구패션주얼리위크 : 2011년 9월 24일~25일 053)424-9150
대구국제오페라축제 : 2011년 9월 29일~10월 29일 053)666-6111~3
청도반시축제 : 2011년 10월중 054)370-2371

-주변 볼거리
대구수목원, 달성공원, 약령시장, 경상감영공원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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