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시뮬레이션, 수도권·호남 반타작도 못해

▲ 지난 4.29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구 난곡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의회신문】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20대 총선에서 73석밖에 얻지 못한다는 분석이 최근 당 내부의 자체 조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제기됐다. 사실상 '총선 참패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다.

'20대 총선 획득가능 의석 시뮬레이션(실제 사건이나 과정을 시험적으로 재현하는 기법)'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한국갤럽 9월 정당 지지율 조사결과와 18⋅19대 정당 득표율 및 의석 수, 당선가능 최소 정당 지지율 등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 한 것으로, 보고서 작성시점은 지난 10월 21일로 돼 있다.

◇ '총선 참패론'에 위기의식 고조

한 언론사가 처음 입수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4⋅13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은 전체 국회의석 300석 가운데 지역구 61석, 비례 12석 등 총 73석을 얻는 것으로 분석됐다. 19대 총선 의석수 기준으로 수도권(총 112석)에서 25석, 호남(총 30석)에서 16석밖에 건지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야당 강세지역이었던 수도권과 호남은 현 제1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이 19대 총선에서 얻은 의석의 '반타작'도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은 지금의 30석에서 10석으로, 인천⋅경기는 35석에서 15석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돼 야당이 수도권에서 사실상 '전멸'에 가까운 참패를 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9월 기준 당 지지율이 36%에 그친 광주⋅전라 지역의 경우 역시 전체 30석에서 반타작 수준인 16석밖에 건지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10석인 대전⋅세종⋅충청도 1석 줄었다. 반면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은 각각 1석, 2석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20대 총선에서의 73석 전망치'는 19대 총선 성적표인 127석(지역구 106석, 비례 21석)보다 54석이 줄어든 수치이며, '최악의 선거'로 평가되는 18대 총선 의석수 81석보다 적다.

◇ 최고위 '괴문서'로 규정, 진상조사 착수

분석 결과가 이렇게 나오자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는 해당 자료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20대 총선 획득가능 의석 시뮬레이션(안)' 문건을 '괴문서'로 규정,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유포자를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고 경찰 수사의뢰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새정연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그렇지 않아도 당 지지율이 정체상태여서 답답한데, 무의미한 자료를 총선 전망으로 연결시켜 이야기하면 당에 대한 기대감이 더 사라지지 않겠느냐" 며 "당 구성원이 그런 자료를 스스로 돌리는 것은 자해하는 것 밖에 안 되지 않겠느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절제되지 않은 무분별한 이야기들이 구성원들에 의해 튀어나오는 것에 대해서 당 지도부는 매우 심각한 사태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당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고민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 고민과 별개로 이런 무분별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 "50석도 어려울 것" 주장도

한편,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당 밖 일각에서는 이보다 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한 정치평론가는 "내년 4월 총선에서 73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새정연의 당내 시뮬레이션 결과는 다소 부풀려진 전망이고 기대 섞인 희망사항" 이라며, "안타깝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대로 가면 말 그대로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가 날 수밖에 없어 50석도 어려울 것" 이라고 전망했다.

또 "새정연은 내부 분열로 지리멸렬한 데다 4년 내내 국정 발목잡기만 했다. 거기에다 좌편향 국사교과서를 감싸는가 하면 최근에는 폭력시위를 옹호하고 나섰다. 이렇게 헛발질을 계속하니까 보통국민들은 지지는커녕 이 당을 의심한다. 야당이 제대로 해야 정치가 건강해지는데, 새정연은 국민의 마음과 다르게 나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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