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이해관계 현역 컷오프 관심초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김종필 증언록' 출판 기념회에 참석했다.
【의회신문】4.13총선을 한 달 앞두고 여야 정당은 공천경쟁으로 들떠 있다. 여야의 당 내외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괴문서와 막말까지 공천경쟁에 개입되어 이전투구 현상이다.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치러지는 20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다시 달려는 현역 의원들의 공천고지 사생결투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 간의 잠재된 이해관계가 심하게 노출되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체제 하에서 친노 운동권 세력의 청산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제3의 정당인 국민의당은 야권통합을 놓고 당의 존립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여야 3개 정당을 중심으로 공천경쟁과 총선전략을 현 시점에서 짚어 보고자 한다.

◇새누리당, 친박-비박 간 갈등 격화…공관위 운영 중단사태 직면

▲ 새누리당 이한구 공관위원장과 박종희 위원, 황진하 부위원장이 12일 당사에서 4차 공천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야권의 분열로 안정적인 총선구도를 예상했던 새누리당은 김무성 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친박계 간의 공천관리 심사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여기엔 계파 간 이해가 엇갈린 두 차례의 이른바 ‘살생부’라고 하는 괴문서 파문에 이어 친박계의 실세를 자처하는 윤상현 의원이 취중에 했다는 ‘김무성 대표에 대한 막말’ 통화 내용이 녹음되어 밖으로 나오게 됨으로써 공관위 활동이 중단될 사태에 직면했다.

공관위에 참여하고 있는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사무부총장이 10일 발표에서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 발표를 보류한 이한구 위원장의 독단을 문제 삼아 공관위 업무를 거부하고 있고, 이한구 위원장은 공천과 관련된 괴문서 파문과 관련된 김무성 대표와 정두언, 김용태 의원을 한 세트로 해서 막말 문제를 일으킨 윤상현 의원과 같이 논의한다고 한데서 갈등이 증폭되었다.

당내 갈등의 원인은 김무성 대표가 총선에서 전 지역 오픈프라이머리(상향식 공천) 원칙을 선언하고 이를 고수하겠다는 강한 의지에 맞서 공관위원장을 맡은 이한구 의원이 현역의원 대폭 물갈이의 당위성을 내세워 상향식 공천원칙에 수정을 가함으로써 계파 간 갈등이 파생되고 급기야 당 대표-공관위원장 퇴장을 주장하는데까지 이르고 있다.

당 내외 인사로 구성된 공관위가 전국 각 선거구에서 공천규정에 따라 경선을 실시하기 전에 컷오프란 이름으로 현역의원을 배제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관심과 당내 계파의 이해관계 충돌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이(친 이명박)계의 친박(친 박근혜)계에 대한 공천학살과 2012년 19대 총선에서 친박계의 친이계에 대한 공천배제의 트라우마가 연결되어 있다.(사실 김무성 대표는 2008년 이명박 대통령하의 공천 때나 2012년 박근혜 비대위원장 주도의 공천때도 배제된 경험)

현재까지는 3선의 친박계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이 탈락한 1차 컷오프 발표에 이어 10일 발표된 2차에서는 현역의원 탈락이 없었다. 현재 공천의 초점은 지역의 경선보다 현역의원이 누가, 얼마나 배제되느냐다. 앞으로 경선지역으로 정한 곳에서 경선을 치른 뒤 여러 가지 문제를 놓고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란 큰 전쟁을 앞두고 적전분열 현상을 보이는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실 김무성 대표와 맞서고 있는 이한구 위원장의 뒤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박심’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하나의 추측이다. 최근 시내 한 호텔에서 이한구 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비밀리에 만나는 것을 봤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정치적 의혹을 낳고 있는 가운데,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북도청 개청식(안동) 참석에 앞서 대구지역에서 가진 창조경제 관련 행사 참석을 놓고 야당은 물론 당내 비박계에서 대통령의 선거개입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상향식 공천이란 원칙적 목소리만 내고 뒤에 물러나 있고 공천업무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주도하는 양분상태 속에 새누리당이 당초 낙관한 과반수를 넘어 180석이나 최대 개헌선(200석 이상) 까지 목표는 물거품이 아니냐는 자조가 나온다. 또한 선거공약에서도 현재 북핵문제의 중대한 안보이슈가 걸려 있지만 민생이 걸린 경제가 어려운 상태서 야당의 박근혜 정부 경제실책과 경제민주화를 걸고 나올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도 의문이다.

◇ 더불어민주당, 친노패권 창산이냐-눈가림이냐?…김종인 독단체제, 현역 물갈이가 성패좌우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11일 충남 공주시 고마센터에서 열린 충남 예비후보 및 지방의원 더 소통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종인 대표가 선거대책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는 비상대권을 쥐고 더불어민주당의 체질을 바꿔놓겠다는 거침없는 행보는 공천결과가 말해 줄 것이다. 현재 세 차례에 걸친 공천 컷오프 발표내용만으로는 친노 청산보다 친노확대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더민주는 한달 전만해도 탈당사태에 당의 존립마저 흔들리던 당이 문재인 대표의 퇴진과 김종인 대표의 등장으로 지지도를 30%대까지 끌어올린 것만으로도 성공한 모습이다. 이제는 김 대표가 경쟁력 있는 후보공천을 하고 대여공세의 공약만 제대로 내놓는다면 선거승리를 예견할 수 있는데 까지 와 있다.

더민주는 홍창선 공천심사위원장을 앞세워 3차례에 걸쳐 컷오프를 명단을 발표했다. 먼저 기존 혁신위원회에서 준비한 자료로 문희상, 유인태 의원 등 원로급 의원과 송호창, 백군기, 김현, 홍의락, 전정희 의원을 배제하고 운동권 출신 강기정 의원을 제외시켰다.

이어서 2~3차에 걸쳐 컷오프 명단을 내놓으면서 막말의 상징으로 되어 있는 정청래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정작 친노의 핵심으로 알려진 이해찬 의원과 대다수 친노 의원들은 단수공천이나 경쟁지역에 나가도록 하고 있다. 국민의당으로 간 사람들이 친노패권 주역으로 지적하는 인사들은 거의 다 공천을 받고 주변인물만 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종인 대표가 국민의당을 향해 총선 승리를 위해 통합을 제의하여 국민의당을 분열의 조각으로 만들면서 더민주는 과거의 정당이 아니라 친노패권을 청산해 가고 있다는 구실을 들었다. 이를 계기로 공천작업에서 상징적인 친노패권 인물을 케이스별로 배제해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기세등등하던 친노강성파들이 김종인 대표에게 머리를 숙이고 공천을 받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김종인 새대의 전과 후가 분위기상 달라진 것은 분명하지만 지도부에서 일단 후퇴하여 양산에 내려가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재기와 함께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인 비상체제는 총선이 끝나면 결과에 관계없이 끝날 것이란 것이 지배적인 에상이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를 주 공약으로 민생경제와 불공평 문제를 내세워 소기를 성과를 거둔다면 김종인 비상체제는 당의 지배권을 게속 잡고 대선구도를 좌우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심지어는 총선 후 문재인 전 대표의 설 자리가 좁아지거나 없어질 수도 있을 것이란 말도 있다. 이러한 예상과는 달리 공천에서 대다수 친노 인사들이 선거에 나가게 됨으로써 문재인의 대권 길 닦아주는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한때 한자리 수 지지도가지 떨어졌던 더민주가 30% 대 가까운 지지도를 올리면서, 수도권에서 야권 단일화로 1대1 구도만 이룬다면 100석을 훨씬 넘어 과반을 바라보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선거는 정당과 공약, 후보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좌우로 양분된 진영논리에 의한 표심의 작동도 더민주가 기대하는 바다.

벌써부터 정당 밖의 외곽 단체와 인사들이 반 새누리 입장에서 야권통합을 요구하며 훈수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더민주를 야권의 본영으로 하여 박근혜 정권심판의 연합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이 국민의당의 출현으로 3자구도의 선거가 될 것이란 예상은 신당의 지지도 하락으로 양자구도의 대세가 보이고 있다. 앞으로 한 달 간의 변화가 예측불허다.

◇ 국민의당, 제3의 정당 길 암초에…여권통합-연대론에 4분5열

▲ 12일 오전 전주한옥마을 동학혁명 백주년기념관에서 국민의당 전북도당 '일자리 햇볕정책과 신인재 양성'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안철수 대표와 정동영 전주병 예비후보 등 당원과 예비후보들이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지난 연초만 해도 호남을 중심으로 거센 바람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이 더민주의 문재인 대표 후퇴와 김종인 비상체제 등장으로 거센 바람은 미풍으로 잦아들어 총선을 바라보는 신당의 앞길엔 곳곳의 장애물이다. 당의 오너인 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 약화와 지도부 참여자의 각기 정치적 이기심으로 총선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국민의당은 제3의 정당으로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기존의 여-야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보왔으나 제3당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야권분열의 구태 형 정당에 머물러 희망이 안보이는 군소정당의 신세가 되었다.

정당 지지도가 하락하는 가운데,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공세적으로 내 민 야권 통합제의에 국민의당 지도부는 사분오열의 분열상을 보였다. 사실상 오너인 안철수 공동대표의 ‘통합-연대 절대불가론’으로 당장의 분열은 봉합했다, 그러나 그 여진은 계속되어 1차로 전국 49곳 공천 발표를 해놓고 선거진용을 갖춘 가운데 출정진영의 군 대오가 흩어지는 모습이 노출되고 말았다.

신당의 핵심 지도부를 맡고 있는 김한길 선거대책본부 상임 위원장이 더민주와의 통합-연대를 주장하면서 당직을 사퇴했고, 천정배 공동대표 또한 선거연대를 주장하면서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여당에게 개헌선(200석 이상)을 주지 않기 위해 통합-연대가 꼭 필요하다고 나섰지만 그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 갑에서 자신의 당선이 어렵게 된 데에 대한 배지 달기 자구책으로 보고 있다. 천 공동대표 또한 자신이 꾸려오던 구 국민회의 인사들에 대한 배려소홀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새정치’ 깃발을 고수하면서 제3당의 길을 가자고 하는 창당 세력이 있고, 안철수 대표가 ‘광야에서 쓰러지더라도 끝까지 간다’는 결기로 어디까지 버텨나갈지 모른다. 신당이 그동안 새를 불리기 위해,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무분별한 구태를 보이지만 안했어도 국민의 눈높이서 벗어나고 있는 기존 여-야당의 대안 희망으로 자리를 찾을 수 있겠으나, 현재로서는 새정치의 이미지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안철수 대표가 늦었지만 기존정당과는 다른 면을 보이면서 겸손하게 총선에 임한다면 국민의 눈을 벗어난 양대 정당의 틈새에서 의외의 호응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란 조짐도 보인다. 이는 안 대표의 새로운 리더십, 이와 같이 하는 지도부, 그리고 각 지역에 나가는 후보들의 정치인으로의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가 결정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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