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신문】 대한민국 제1야당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대통령 '국부(國父)' 평가 발언을 물고 늘어져 시비를 이어가고 있다.

한상진 '국민의당' 창준위 위원장은 지난 14일 4⋅19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 “어느 나라든 나라를 세운 분을 국부(國父)로 평가한다”며 “많은 한계가 있었지만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 대통령의 공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만들어진 뿌리가, 잠재력이 성장해서 4·19혁명에 의해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가 확립됐다”고 했다. 한상진 위원장은 지난 11일 국립현충원을 찾았을 때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산업 성장의 엔진(에 시동)을 거신 분”이라며 “굉장한 헌신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몸소 이끄셨다”고 했다.

그러자 더민주의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3선 개헌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사람”이라며 “맹목적으로 국부로 볼 수 없다”고 한 위원장을 비판했다. 문재인 더민주 대표도 “대한민국 정통성을 훼손하는 발언”이라며 김종인 위원장을 거들고 나섰다.

한 위원장이 ‘이승만 대통령 국부 평가 발언’을 하필이면 4·19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 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 그러나 공산주의 세력이 남한 사회를 거의 장악하다시피 한 당시의 해방정국에서 온갖 어려움을 뚫고 자신의 정치적 생명까지 위협받아가면서 자유민주체제의 대한민국을 건국해낸 혜안과 공로는 위대하다.

한 나라의 역사는 수없이 많은 작은 물줄기가 모여 흐르는 큰 강물과 같다. 굽이굽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 공(功)과 과(過)가 섞이게 마련이다. 이⋅박 전 대통령에게도 여러 과오가 있었지만 두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이 나라가 건국(建國)될 수 있었고 산업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위대한 공로가 있는 존경하고 싶은 인물의 족적에 간과할 수 없는 과오가 있었다는 사실은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후손이 역사의 어두운 부분만을 부각하는 것과 긍정적 부분을 따뜻한 눈으로 되새기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자기 나라를 건국한 인물은 그 개인의 일부 흠결에도 불구하고 그런 부정적 측면을 보듬어 안고 국부로 추앙한다. 우리의 일부 반(反)대한민국적인 삐딱한 사고의 소유자들처럼 흠결만을 확대해 시비를 걸고 깎아내리기만 하는 행태는 이제 그만 청산해야 할 낡은 구태(舊態)에 다름 아니다.

이념과 지역, 세대, 계층으로 쪼개진 이 나라에 지금 필요한 것은 배제와 부정(否定)이 아니라 통합과 계승이며, 그 연장선상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확립하고 되찾는 일이다. 따라서 무지에서 비롯된 비뚤어지고 어줍잖은 일부 ‘반대한민국적 논리’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있게 한 이승만 건국대통령을 국부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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