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석오 의회신문 부회장

【의회신문=유석오 부회장】 이웃나라인 일본은 유아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듣는 얘기가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마라, 남한테 폐 끼치는 일은 하지마라, 줄서서 기다리고 새치기 하면 안된다"는 등 공중질서에 대한 기본 예의범절을 귀가 따갑도록 들으면서 자란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는 상당수 부모들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자녀를 영어학원, 웅변학원, 태권도, 바둑 등 수많은 학원 등에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임은 부인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상당수 교육학자들이나 일반 국민들 대다수도 이러한 단순한 두 가지 행보가 한국과 일본의 공공질서 수준 차이를 확연하게 벌어진 데 크게 영향을 미친 점을 인정하는 게 사실일 것이다.

필자의 사무실이 광화문 네거리 부근 빌딩에 있는 관계로 작년 촛불 집회 등 그간 수많은 집회 현장을 보게 되는데 여기서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대규모 집회 뒤의 쓰레기나 담배꽁초 등은 집회 참가자 중 일부 주최측 참여자들과 의식 있는 일반 시민이 이를 스스로 수거함으로써 도로나 보도 등이 깨끗하게 정리된 느낌이 많았다. 그러나 이보다 규모가 적은 시위가 있고 난 뒤의 상황은 썩 보기가 좋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

결국 대규모 조직적 집회행사의 경우와 소규모 집회이후의 상황이 대조를 이루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 오랫동안 늘 그래왔던 것이다. 그리고 요즘 건물 안에선 흡연이 아예 금지되어 있어 건물 주변의 흡연구역은 참으로 가관이라고 할 정도로 엉망인 곳이 많다.

아직 금연을 못해 필자도 흡연구역을 매일 이용하는 데 늘 그곳을 치우고 청소하시는 분이 안쓰러울 정도로 담배꽁초가 자주 널부러져 있는 상황을 많이 본다. 재떨이가 있어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이 든다.

수년간 청소하시는 분이 언제나 그런 상황이라 이건 아니다 싶어 빌딩 관리실에 “현수막이라도 주변에 걸 던지 하면 좀 나아지지 않느냐”라고 하니 여러 가지 방책을 마련하여 시도해 봐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얼마전 청소하시는 분에게 "힘드시죠"라고 물어 보면 "말도 마세요 누군가 꽁초를 재떨이가 아닌 구석진 다른 곳에 던지고 난 후 조금지나 와보면 그쪽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여버린다"고 하며 "이젠 아예 기대도 안하고요. 포기 했어요"라고 한다.

얼마나 힘들면 청소를 담당하는 분들이 1년도 채 못 되어 대부분 그만두는 것이 현실이라니..

그러니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는게 참으로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어느 동네나 깨진 유리창이 보이면 인간의 행동은 깨진 유리창처럼 쉽게 다른 유리창 등을 더 깰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위 환경이 전체적으로 더럽다면 사람들은 오물을 쉽게 버린다 하지만 주위가 깨끗하면 그러하질 못한다.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이 타인에 의해 쉽게 들통이 나기 때문이다. 부화뇌동 되는 것이랄까.

이런 현상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드러난다. 정치권이던 여러 사회현상에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나 내 뒷마당에선 안된다는 이기적인 ‘님비현상’이던 모두 우리가 어릴 적부터 공중도덕의 중요성을 익히 배우면소 이를 철저히 몸에 배도록 노력하는 게 부족하다보니 빚어지는 일이라 하겠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그 기본만 충실히 지키려고 해도 이러한 민망한 것이 많이 발생하지 않을 것인데 국가적으로도 참으로 아쉽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옛 속담을 곱씹어 봐야 하는 대목인 것이다.

선진국 대열이던 글로벌 에티켓이던 이 모두는 타인을 배려하는 기본적인 인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정상의 정상화"이던 "정의로운 나라"도 기본적인 공중질서 유지에 근간을 두고 있음을 정치권이나 교육계에서도 뼈저리도 고심할 분야라고 여기면서 대책마련을 해야 한다.

이게 다 가정교육의 문제가 크다. 예전의 대가족 제도에서는 그래도 윗 어른의 말씀을 많이 듣고 자랐지만 1가구당 자녀 한명을 두는 이 시대에 금지옥엽으로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사회 공중질서를 위한 철저한 자녀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공중질서는 정부나 교육계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 개개인이 스스로 노력해야만 더 나은 성숙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여겨진다.

공중의 공공의 질서가 지켜질 때 비로소 참다운 선진국이 될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는 건 우리가 살아가고 후대에 물려줄 사회전반의 공공 에티켓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는 데 매우 유익한 일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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