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석오 본지 부회장

【의회신문=유석오 본지 부회장】집권당인 새누리당이 드디어 친박계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으로 20대 국회의원 공천을 둘러싼 친박과 비박간의 갈등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윤상현 의원은 취중에 한 발언이라고 김무성 대표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여당에 공천 신청서를 낸 후보자들은 한달여 남은 선거일을 목전에 두고 한시바삐 공천여부를 알아야 할 피를 말리는 지경인데 이번에 야기된 윤상현 의원 막말 파문이 공천중단 등으로 불똥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사실 이번 공천은 김대표는 상향식 공천을 원칙으로 표방하고 있지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전략 공천을 주도하는 양상이라 불협화음은 예견된 일이라 할 수 있다.

윤 의원은 새누리당 중진급 의원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정치인이라 그의 말 한마디가 던지는 파장은 크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그가 현재 집권당의 대표에게 이런 입에 담질 못할 막말을 한 것은 아무리 술 취한 상태로 한 말이지만 공인으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실언을 한 것이다. 본인이 한 말에 대해선 책임지는 모습이 지성인이고 공인일 진대 사과를 했다고 넘어갈 사안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공인이 크나큰 실수를 하고서도 단지 사과를 했다고 슬그머니 넘어 간다면 일반 국민의 시각으로도 도저히 납득키 어렵다고 본다.

도대체가 시정잡배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막말을 하는 지, 더욱이 미국 명문대를 나온 누구나 엘리트라 인정받던 사람이 감정이 격앙되었다고 "죽여버려" 이런 말을 한다면 조폭이나 뭐 다를 게 있는가?

몇 년 전만 해도 집권여당 대변인을 역임했던 인물로 누구보다 말을 조심해야 하는 걸 잘 아는 현직 국회의원이 그런 말을 했다는 건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아울러 윤의원은 이번 사태를 몰고 온 데 대해 여하한 형태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지역주민들이나 일반 국민들에게 지켜야 할 도리라 여겨진다.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을 의원회관 복도에서 기자들에 둘러 쌓여 짧게 죄송하다고 하면 되는 것인가? 그런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죄송하다고 할 수 밖엔 없는 상황이었을 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게 아닌가?

진심으로 사과를 하려면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 수신제가도 못하면서 중요한 나라의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옛 말에 아주 급할 때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본인 감정을 절제 못하면 중요한 일을 맡기질 못한다. 특히나 술자리에선 더더욱 조심해야 하는 게 공인들의 자세다. 수많은 공인들이 말실수 등으로 물러나는 걸 수없이 일반인들도 지켜봐 왔다.

어제 열린 JP회고록 출판기념회자리에서 은퇴한 노회한 정객은 정치인은 사악한 마음이 없는 사람이 정치인이 되어야 함을 피력하면서 참석자 모두를 숙연케 했다고 한다.

발등에 불인 공천이 친박 진영에 불리하게 비쳐지자 상대 책임자를 없애자는 것은 흑백논리로 바로 본인 이득만 취하려는 사악함의 하나가 아닌지 당사자인 윤 의원에게 묻고 싶다. 진실되게 사과를 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때 전화위복이 되 듯 오히려 "참 사람이 괜찮네"라며 안타깝게 여기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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