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박철환 해남군수가 지난해 5월 12일 오후 광주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의회신문】박철환(58) 해남군수가 소속 공무원 인사 비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항소심 법원에서도 1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항소심이 확정되면 박 군수는 직위를 상실한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항소부·부장판사 이종채)는 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은 박 군수에 대한 원심 유죄 부문을 파기했다. 하지만 선고는 1심과 같은 형량을 유지했다.

박 군수의 공소사실 중 해남군 근무성적평정위원회 위원들과 관련된 각각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은 무죄로 판단했지만 형량은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범죄사실을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봐 하나의 형을 선고했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또 알선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박 군수와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은 해남군수 전 비서실장 박모씨에 대한 항소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상당 기간 군수로 재직하며 해남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인사실무 담당공무원들에게 특정공무원에 대한 근무성적평정을 조작 및 변경하도록 지시하는 등 인사실무 담당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고 인사권을 남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공무원 평정규칙 등에서 임용권자를 평정자와 확인자에서 제외시키고 독립적인 근무성적평정위원회에게 평정대상 공무원의 순위와 평정점을 심사·결정하도록 규정한 취지를 몰각시키는 등 인사업무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는 직업공무원제도나 건전한 지방자치의 근간을 해하는 범행이라고 할 것이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나아가 해남군 공무원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고 해남군정에 대한 해남군민의 신뢰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군수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군청 실·과장과 근무성적평정위원회 위원들에게 자신이 정한 순위에 맞춰 근평(근무성적평정)하도록 하는가 하면 이에 따른 허위의 회의록을 작성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전 비서실장은 건설업자들로부터 수의계약 특혜와 관련해 300만원을, 군청 공무원으로부터 인사 연관 300만원을 받은 사실과 박 군수에게 2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감사원은 2015년 10월 해남군이 2011~2015년 직원 근평 순위를 조작, 인사가 이뤄진 사실 등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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